이 곳에서 지독한 4주를 보내며 깨닫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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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의외로 조용한 걸 좋아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시끄러운 캐릭터는 늘 날 피로하게 만든다. 말을 많이 해야 해서인지, 원래의 나와 맞지 않아서인진 알 수 없다. 이건 전부터 알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조신한 캐릭터' 를 요구받았을 때, 칸사키 켄지에게 맞춰주기 위해 조용한 캐릭터를 연기하겠다 했을 때, 그 누구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고 나 홀로 남겨진 그 시간. 그럴 때마다 나는 평온함을 느꼈다.

 

 나는 일을 저지른 친구들을 좋아한다. 78기 아이들은 너무 무르고 말랑말랑 하기에 친구가 친구를 무참히 살해했다 해도 한 번쯤은 용서를 해주겠다 말아지만, 지금 내가 하는 말은 그런 얘기가 아니다. 난 그런 친구들을 '좋아' 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말은 아니다. 난 그냥,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좋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 나 혼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란 걸 알려주는 친구들. (물론, 이 것은 하나쨩에게 말해주긴 적합하지 않은 예시인 것 같다.)

 

 나는 포옹을 좋아하는 것 같다. 확실하진 않다. 홀로그램과 살아있는 자의 차이점은 먹을 수 있는 것, 잘 수 있는 것. 그리고 상대방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것. 그러니 홀로그램이 되어버리기 전에 많은 이들의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 라고 시작된 바보 같은 목표는 어느덧 다섯, 여섯, 일곱의 포옹을 수집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비록 그 포옹 중 하나는 홀로그램과의 포옹이었기에 제외하도록 한다.) 왜인진 모르겠으나, 상대방에게서 아주 작은 애정이라도 얻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를 꽤 기분 좋게 한다.

 

 나는 늘 똑같은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한 얘기에서 깨달은 바다. 나는 새로운 게 좋다. 똑같은 것은 별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반응이 싫다. 반면 그런 것을 선망한다. 누구보다 일반적인 것들을 싫어하면서, 누구보다 일반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나는, 왜.. 아니, 모르겠다. 왜일까?

 

 나는 너희들을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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